Xteink X4 한글화부터 리디 EPUB 읽기까지 — 초소형 이잉크 리더기 완전 가이드
$69짜리 초소형 이잉크 리더기 Xteink X4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했습니다. 한국어를 공식 지원하지 않는 기기에 한글 펌웨어를 올리고, 리디에서 구매한 책을 DRM 해제해서 EPUB으로 읽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합니다.
Xteink X4, 왜 샀나
요즘 이잉크 리더기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킨들이나 리디페이퍼 같은 메이저 기기도 있지만, 저는 좀 다른 걸 원했습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고, 복잡한 기능 없이 읽기만 되는 기기.
Xteink X4는 4.3인치 이잉크 디스플레이에 무게 74g, 가격 $69. ESP32-C3 마이크로컨트롤러 기반이라 안드로이드도 리눅스도 아닌 순수 임베디드 펌웨어로 돌아가는 기기입니다. 뒷면에 MagSafe 호환 마그네틱 링이 있어서 폰 뒤에 붙일 수도 있습니다.
| 스펙 | 내용 |
|---|---|
| 디스플레이 | 4.3인치 E Ink, 480×800, 220PPI |
| 터치스크린 | 없음 (물리 버튼 조작) |
| 프론트라이트 | 없음 |
| 저장공간 | microSD (16GB/32GB 선택) |
| 배터리 | 650mAh (하루 1~3시간 기준 약 14일) |
| 충전 | USB-C |
| 무게 | 74g |
| 지원 포맷 | EPUB, TXT |
터치스크린도 없고, 프론트라이트도 없습니다. 순수하게 물리 버튼으로만 조작하는 기기. 이 미니멀함이 오히려 매력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Xteink X4"로 검색하면 여러 판매자가 나옵니다. 공식 사이트(xteink.com)에서는 $69인데, 알리에서는 16GB 모델 기준 $55~65 정도에 구매 가능합니다. 저는 16GB Frost White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배송은 일반적인 알리 배송 기간과 비슷하게 걸렸고, 패키징은 깔끔한 편입니다. 본체, USB-C 케이블, microSD 카드(기본 장착), 간단한 설명서가 들어있습니다.
구매 팁:
- 32GB와 16GB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니 32GB를 추천하는 사람이 많지만, EPUB 파일은 용량이 작아서 16GB로도 수천 권은 넣을 수 있습니다
- microSD 카드는 교체 가능하므로 나중에 업그레이드도 됩니다
- 쿠폰이나 세일 기간을 활용하면 $50 이하로도 구매 가능합니다
한글화 — CrossPoint CJK 펌웨어 설치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작업입니다. Xteink X4의 공식 지원 언어는 영어, 중국어(간체/번체), 일본어뿐입니다. 한국어는 공식 미지원. 하지만 오픈소스 커뮤니티 덕분에 한글 읽기가 가능합니다.
CrossPoint Reader CJK란?
CrossPoint Reader CJK는 CrossPoint Reader의 CJK(중국어·일본어·한국어) 특화 포크입니다. EPUB 2/3 지원, WiFi 파일 업로드, OTA 업데이트 등 기본 기능에 더해 CJK 폰트 로딩을 지원합니다.
펌웨어 플래싱 과정
- 웹 플래셔 접속: Chrome 브라우저에서 xteink-flasher-cjk.vercel.app에 접속합니다 (Web Serial API를 사용하므로 Chrome 계열 브라우저 필수)
- 기기 연결: Xteink X4를 USB-C 케이블로 PC에 연결합니다
- 플래싱 모드 진입: 기기의 부트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USB 연결 (또는 웹 플래셔의 안내를 따름)
- 펌웨어 플래싱: 웹 플래셔에서 Connect → Flash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 완료 후 재부팅: 플래싱이 끝나면 기기가 자동 재부팅됩니다
한글 폰트 설치
펌웨어만 올리면 한글이 바로 표시되지는 않습니다. 한글 폰트 파일을 별도로 넣어야 합니다.
- 한글 폰트 BIN 파일 준비: CrossPoint CJK는
.bin포맷의 폰트를 사용합니다. Xteink의 폰트 변환 도구를 사용해 한글 TTF 폰트(예: Noto Sans KR, 나눔고딕)를.bin으로 변환하거나,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변환된 폰트 파일을 사용합니다 - microSD 카드에 복사: microSD 카드의
fonts/폴더에.bin폰트 파일을 넣습니다 - 폰트 선택: 책을 열고 설정(OK 버튼 더블 탭)에서 설치한 한글 폰트를 선택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한글 EPUB 파일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UI 자체는 영어/중국어로 표시되지만, 책 본문의 한글은 정상적으로 렌더링됩니다.
주의사항:
- ESP32-C3의 RAM이 약 380KB로 매우 제한적이라, 한글처럼 글자 수가 많은 CJK 폰트는 가끔 렌더링이 느릴 수 있습니다
- 복잡한 레이아웃의 EPUB보다는 텍스트 위주의 소설/에세이류가 잘 맞습니다
리디에서 책 구매 → DRM 해제 → EPUB 추출
리디(Ridi)에서 구매한 전자책은 리디 앱에서만 읽을 수 있도록 자체 DRM이 걸려 있습니다. 내가 돈 주고 산 책인데, 내가 원하는 기기에서 읽지 못하는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 섹션에서는 구매한 책을 Xteink X4에서 읽기 위해 EPUB 파일로 추출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면책: 이 과정은 본인이 정당하게 구매한 콘텐츠를 개인 소유 기기에서 읽기 위한 목적입니다. DRM 해제된 파일의 재배포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이며, 이 글은 그러한 행위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한국 저작권법상 기술적 보호조치 우회는 법적 회색지대에 있으므로 개인의 판단에 맡깁니다.
리디의 DRM 구조
리디는 Adobe ADEPT 같은 표준 DRM이 아닌 자체 DRM을 사용합니다. 때문에 Calibre의 DeDRM 플러그인이나 Epubor 같은 범용 도구로는 해제가 안 됩니다. 기기별로 발급되는 device_id를 기반으로 암호화 키를 생성하는 방식입니다.
ridi-drm-remover를 이용한 해제
ridi-drm-remover는 리디 데스크톱 뷰어에서 다운로드한 책의 DRM을 해제하는 도구입니다.
필요한 것:
- 리디 데스크톱 뷰어 (구버전이 필요할 수 있음)
- Node.js 환경
- ridi-drm-remover
과정:
리디 데스크톱 뷰어에서 책 다운로드: 리디 데스크톱 뷰어에 로그인한 뒤, 구매한 책을 다운로드합니다. 책 파일은 로컬에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됩니다
ridi-drm-remover 실행: 다운로드된 암호화 파일 경로를 지정하고 도구를 실행하면, device_id를 추출하여 복호화 키를 생성하고 DRM이 해제된 EPUB/PDF 파일을 출력합니다
EPUB 파일 확인: 생성된 EPUB 파일을 Calibre 등에서 열어 정상적으로 읽히는지 확인합니다
참고: 리디는 DRM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어, 최신 버전의 리디 뷰어에서는 기존 도구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구버전 뷰어를 사용해야 할 수도 있으며, 도구의 호환성은 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커뮤니티 포럼이나 GitHub 이슈를 확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Xteink X4로 전송
DRM이 해제된 EPUB 파일을 Xteink X4로 옮기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 microSD 카드 직접 복사: microSD 카드를 PC에 연결해서 EPUB 파일을 복사합니다.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
- WiFi 전송: CrossPoint CJK 펌웨어는 WiFi를 통한 파일 업로드를 지원합니다.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상태에서 웹 브라우저로 파일을 전송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용 소감
좋은 점
- 휴대성이 압도적: 74g에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 이것만으로도 이 기기를 선택한 이유가 충분합니다
- 집중력: 터치스크린도 없고, 앱도 없고, 알림도 없습니다. 오직 읽기만.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을 때 느끼는 산만함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 배터리: 2주 넘게 충전 없이 사용 가능. 충전 걱정이 없습니다
- 가격: $55
69. 킨들이나 리디페이퍼의 1/31/4 가격입니다 - 오픈소스 생태계: 커뮤니티가 활발해서 펌웨어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
- 프론트라이트 없음: 어두운 곳에서는 읽을 수 없습니다. 밤에 침대에서 읽으려면 별도 조명이 필요합니다
- 4.3인치는 작음: 소설이나 에세이는 괜찮지만, 도표나 이미지가 많은 책은 불편합니다
- 한글 공식 미지원: 커스텀 펌웨어 + 폰트 설치 과정이 필요합니다. 비개발자에게는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 220PPI: 최신 이잉크 리더기들이 300PPI인 것에 비하면 다소 낮지만, 실사용에서 크게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
- 출퇴근길에 가볍게 소설 한 챕터씩 읽고 싶은 분
- 스마트폰의 산만함 없이 독서에 집중하고 싶은 분
- 가젯 만지는 것 자체를 즐기는 분
- 메인 리더기가 있고, 보조 리더기로 작은 기기를 원하는 분
마무리
Xteink X4는 완벽한 이잉크 리더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69에 주머니에 들어가는 전자책 리더기라는 카테고리에서는 독보적인 기기입니다. 한글화 과정이 다소 번거롭지만, 한번 세팅해두면 리디에서 산 책이든 웹에서 구한 EPUB이든 자유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결국 전자책의 핵심은 "내가 산 책을, 내가 원하는 기기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읽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Xteink X4는 그 자유를 아주 작은 크기로 실현해주는 기기입니다.